- 다락

연가

asmrjane 2017. 12. 26. 10:5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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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가 / 마종기
 
 
 
이제 강물은 흐르지 않는다.
때로 강물을 막아서면
억제한 미련이 쌓여
소리치며 한 길로 흐르던 물결,
방향을 알지 못한 채
나는 사랑했다.
기억하라 강물의 대화를,
강물의 시야, 그 은은한 힘을.
 
이제 강물은 흐르지 않는다.
흐르지 않는 강은 마침내 마르고
강물은 스스로 목숨을 태워
땅이 될 것이다.
그리하여 강은 자취를 감추고
강길을 따라 경사지가 남으면
주위의 몇 사람이 길을 가면서
잠깐 동안 목마름을 느낄것이다.
상상했던 청춘을, 그 사랑을.
 
그래도 언젠가는 모두 잊을 것이다.
이곳에 강이 있었던가
이곳에 강이 있었던가
그러나 잠깐 쉬어보라
아직 사랑할 수 있는 강의 이름
빛나는 물소리를 들을 것이다.






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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